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한국에서 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게 할 것인가?

저는 교육에 관련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교육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간접적인 관련은 있고, 아이들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고 또 각급 학교에도 간간히 나가서 선생님을 만나는 편입니다. 

(당연히 학부모이기도 합니다.)

일단 저는 도시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냈던 학부모로서 제 개인적 경험이 물론 일반화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운이 따라주었기는 했지만, 저는 예체능도 못했는데 어찌어찌 해서 필기시험은 그럭저럭 보아서 대학에 갔고 오늘날 정규직으로 일단 생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울에서 계속 살았지만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사교육은 전혀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환경에서는 제가 예를 들어서 제가 나온 대학을 새로 졸업한 젊은 친구들을 보면, 역설적으로 저와 같은 환경에서 대학에 들어온 친구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습니다.

저는 학력고사를 보았기에 대학에 들어올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사교육의 힘을 안 받고 대학에 들어오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대학입학사정관제나 입학 사정의 다양화가 처음에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였는데 알고 보니 사교육을 받고 그러한 것에 관련된 정보를 가진 기존의 기득권에게만 좀 더 유용하고 이 것이 일종의 사다리 걷어차 버리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보면 이미 기득권 층은 한국사회에서는 고착화가 된 것인데 이 부분을 미처 인지 못한 대다수의 부모들은 나보다는 내 자식이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생각에서 기득권층에 자식을 넣고 싶다는 환상 속에서 사교육에 목숨을 거는 것이고, 사교육은 이제 주된 산업화가 되어서 이러한 부모들의 환상을 이용하여 수입을 얻는 것 아닌가라는 서글픈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일단 교육을 노력하면 그만큼 더 잘 살 수 있도록 평등하게 기회를 제공하여 주는 신분 상승의 수단이라는 기준에서 보자면 이미 한국에서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은 드라마에나 나올 만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예외적인 경우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예외적인 아이들 몇 명의 예를 들어서 이야기를 전체에 적용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아이들의 자살률은 노인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임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제 경험으로도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수업을 안 듣고 자는 아이들도 많으며(경험상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자는 비율은 한국보다는 확실히 적지 않나 합니다.), 

아이들은 놀이문화가 붕괴가 된 상태입니다. 

게임을 통제한다고 하는데, 게임이 해를 끼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흙을 만지면서 놀았던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 흙 만지면서 노는 아이들이 별로 없습니다. 

아이들에게서 놀이문화가 사실상 붕괴되었고 그 짧은 여유를 그나마 비집고 들어간 것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게임일 뿐입니다. 

게임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당연히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마저 빼앗으면 아이들은 무엇을 낙으로 살아야 하나요. 

게임만이 낙인 것도 불쌍한데 다른 것을 제공해 주지 않으면서 게임마저 빼앗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입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인생의 승리자가 되는가?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이에 대해서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일단 줄 세우기를 하게 되지요.

그래서 남보다 더 뛰어난 소수의 1% 학생들은 한국에서도 행복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겠지만, 그 1% 안에 들지 못한 학생들은 (아무리 교육 과정에 충분한 정도의 수업성과를 냈다고 하더라도) 1%를 들러리를 서주면서, 나는 저 아이들에 비해서 떨어지는 사람이야 일단 경쟁에서 졌다고 생각하고 패배감을 갖게끔 하는 것이 현재의 한국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기본적인 생각은 다 같은 인간이고 나라가 다르다고 해서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인성이 그렇게 다르지는 않을 거라는 것입니다.

한국아이들이 미국 아이들보다 학교 다니면서 더 우울해 하게끔 그렇게 아이들이 처음부터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힘들어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보고 또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여보면, 한국에서 미국에 가면 미국 교육이 좋다고 하는데, 미국 교육이 좋다고 보기 보다는 (물론 교육 경쟁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 큰 문제는 꼭 미국이 아니더라도 이외의 나라들과 비교해 보아도 한국의 교육환경이 척박한 것 - 다시 말하면 격심한 경쟁 - 이 더욱 핵심적인 사안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많은 어머니들의 경우에는 우리 아이는 특별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학교를 보내서 어느 정도 아이가 다니는 것을 보면 감이 오고, 우리 애가 중간 정도만 무난하게 갔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을 하고 적응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중간 정도를 가게 하기 위해서 사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아이의 미래에 대해서 불안해 합니다. 

나중에 가면 학교 나오고 나면 고만고만해진다고 하지만 아이가 막상 뒤쳐지게 되면 아이가 나중에 무엇을 해서 밥은 먹고 살 것인가 불안해 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입니다. 

물론 이렇게 안 하시고 나는 내 방식대로 아이를 키우겠다고 하면서 아이를 일반 학교에 보내지 않고 별도로 대안학교에 아이를 보내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것은 정말로 자아 강도가 세고 자기 주관이 세신 분들이나 그렇지 일반적인 저와 같은 심약한(?) 학부모들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일단 우선적인 전제조건은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자 축소판이고 교육 현실은 그 밖의 사회적 현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대학입시가 하도 자주 바뀌어서 문제인데,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올인을 하고 교육 전문가도 많고 그 동안 많은 제도가 있었는데도 (만족스러울 만한 제도가 없어서) 계속 고치고 있는 이유는? 

실제로 이 것은 그 밑바탕이 되는 사회의 변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으로 전반적인 사회의 변화가 있어야지 그것을 바탕으로 실천 가능한 교육 개혁을 할 수가 있는데 이것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제일 핵심적인 것은 당연히 경쟁의 강도를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봅니다.

많은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남들보다 뛰어나기를 바라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중간만 가면 일단 되었다라고 생각을 하시는데 중간만 가더라도 자신이 그럭저럭 어느 정도 일을 찾아서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지 경쟁의 강도가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경쟁이 심화되면 경쟁에서 패자는 자신을 인생의 실패자로 생각해 버리고 인생의 시작부터 패배감을 갖게 되고, 또 승자는 자신이 잘 해서 이 비정한 경쟁에서 이겼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까지 성장하게 하여준 사회에 대한 배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버리기 쉽고 결국 승자독식의 사회구조를 굳히기에만 몰두하게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 기부금 입학과 같이 다양한 입학 사정제도가 있고 얼핏 보아서는 기부금 입학이야말로 사회를 불공평하게 만드는 요소인 것 같은데도 별말 없이 녹아 드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제가 생각을 하기에는) 미국의 경우에는 먹고 살만한 파이가 크니까, 잘 나가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에 상관 없이 나도 어느 정도만 하면 그럭저럭 먹고 살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 있다는 생각이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미국도 경제가 안 좋아지고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파이가 이전보다는 작아지니까, 역시 스펙과 관련해서 대학 진학의 경쟁이 좀 더 올라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파이가 일단 작습니다. 

그러니까는 제한된 파이에서 먹고 살려고 하고 기회가 제한이 되다 보니 교육에 죽자 살자 매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파이를 키워서 경쟁을 누그러뜨려야 합니다. 

(제가 방향을 쓰고서도 너무나 허무한 부분입니다. 결국 이런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나?)

1. (제일 궁극적인 것으로) 파이가 커져야 한다. 

즉 대학에 들어가는 경쟁만으로 평생 인생이 결정되는 일이 줄어들고 다양한 직업으로 생활이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정말로 사회가 고루고루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 수도권의 집중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막는 제일 큰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출산율저하로 난리라지만, 수도권에서는 사람이 적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과밀화가 심합니다.

그 대신에 수도권만 벗어나도 사실 상당히 인구 밀도는 확 줄어들지 않습니까?

지방분권화를 이루어서 각 지방에서도 수도권에 못지 않게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발달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지방에 내려가서 살려고 해도 일자리가 없는데 어떻게 지방에서 살 수가 있습니까?

10여년 전에 지방의 소도시에서 산 적이 있는데 그 때 우스갯소리처럼 시골에서 젊은 여자는 다방아가씨와 농협 직원뿐이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과거에는 지방국립대는 각 지역에서 거점대학으로 그래도 국립대이기 때문에 인정해 주었던 것으로 아는데 지금은 일단 지방대라는 이유로 그 위상이 많이 약화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경제적으로 보아도, 기업의 경우에서도 잘 나가는 대기업만 밀어주는 식으로 해서는 그 기업에 관련된 소수의 인원은 행복할 지 몰라도 낙수효과도 별로 없어서, 사실 막상 국외자들은 별다른 영향이 없고 오히려 승자독식으로 더 상황이 나빠지곤 한다는 것을 경험하였었습니다. 

고루고루 다 같이 잘 살자는 식으로 사회의 방향이 바뀌어야 합니다.

2. 공교육의 비중이 좀 더 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라마다 공과 사의 비중이 차이가 나겠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의료를 너무 사적 영역에 맡겨서 고생을 하고 있는 것 같고, 우리 나라는 거꾸로 교육에서 너무 사적 영역이 커지고 공교육이 무너져서 문제인 듯합니다. 

결국 사회적으로 보면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공+사가 될 테니 전체적인 총 투자액수로 보면 우리도 절대 적은 부분을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아닌데, 왜 아이들과 관련해서 교육에서 문제가 많을까요. 

공교육이 근간이 되어야지 사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무너져가는 집에 버팀목만 임시방편으로 갖다 놓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우리에게 사교육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교육이 아닙니까? (예외는 물론 있고, 훌륭한 사교육 선생님도 분명히 계십니다만) 

우리가 교육에서 기대하는 많은 부분들 - 참된 전인교육, 사람 됨됨이에 대한 교육 - 은 공교육에서 (더 근본적으로는 가정이 시작) 할 수 있어도 사교육에서 맡을 수는 없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규제를 풀기는 쉬워도 일단 풀린 규제를 다시 하기는 어렵습니다. 

사교육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나 합니다. 

이제는 사교육이 너무 커져서 교육 정책을 정할 때에도 그에 영향을 받을 사교육 종사자들의 안위까지 배려해야 되는 시점에 오지 않았나 싶고, 한국의 사교육은 너무 비대하여 져서, 교육의 방향 설정에 거꾸로 영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사교육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우리나라는 교직이 그래도 이전에도 존경을 받았고 지금이야 안정성 때문에 선망의 대상인 관계로 일단 교원들의 자질은 기본적으로 뛰어난 인적 자원들이니 그 점에서는 공교육을 강화하기에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만.

3.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전형은 다시 없애는 것이 낫다라는 생각입니다.

(교육을 통한 것 이외의 사회적 신분상승의 기회는 사실상 없는 - 그 것도 이제는 신기루라고 많이들 이야기를 하지만 - 상태에서 교육에서도 불평등을 도입하는 구조적 개혁은 좀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사회적 불평등이 있어서 뭐가 문제냐고 생각을 한다면 사실 뭐 할 말은 없습니다만.

4. 아이들에게 학업 부담을 줄여야 한다. - 교과목 수도 좀 줄이는 것이 낫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전문가 입장에서이지만 공부해서 안 좋을 과목은 없겠지만 꼭 필요한 과목의 수는 줄여서 학업 부담을 그래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공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은 수업을 내실화하자는 이야기로 잠 자는 아이들 수를 좀 줄여 보자는 것이지 아이들을 학교에 붙잡아 놓는 시간을 늘리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는 차라리 학교에서 과외활동으로 남아 있을 수는 있어도 학교에 있는 시간은 줄여서 아이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다른 여건 변화가 없으면 아이들이 늘어난 시간을 사교육을 받으러 갈 테니 쉽지 않지만 말입니다.)

결론으로 말씀을 드리면 용두사미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경쟁이 심한 이상은 어떻게 입시제도를 바꾸어도 사람들은 그에 맞추어서 극심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제 생각은 입시제도 변화로 어떻게 교육이 바뀌기를 기대하지 말고 입시제도는 지금부터라도 가급적 큰 변화 없이 유지를 하되, 단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전형만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렇게 하고 경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파이를 키워야 하니 장기적으로 한국이 고루고루 발달할 수 있게끔 지방을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궁리를 해보니, 교육 문제인데 그 해답이 결국은 경제적인 문제로 나오는 것 같아서 좀 어색합니다. 교육이 잘 되려면 결국 잘 살아야 한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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